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시인)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안도현 시인의 <제비꽃에 대하여>는 겸손한 사 람에게만 보이는 제비꽃을 통해, 작아서 잘 보 이지 않는 것이 가진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마 음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봄은 제비꽃을 모 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는다고 하니, 길 가다 한 번쯤은 허리를 숙여봐야겠다.
_임현택 기자
사랑의 인사 (에드워드 엘가, 1888) 이 곡은 봄과 잘 어울리는 노래로 정평 나 있 다. 소박하고 단순한 멜로디가 조화롭고, 멜로 디와 화성이 멋지게 짜여 있어, 따뜻한 봄날 듣 기에 가장 좋은 음악이다. 이 노래를 소개하려 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노래가 만들어진 로맨틱 한 배경 때문이다. <사랑의 인사>는 영국의 대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가 자신의 애인 ‘앨리스 로버츠’와 열애하던 중 작곡한 곡이다. 당시, 앨 리스는 약혼을 기념하기 위해 본인이 쓴 ‘새벽 의 바람’이라는 시를 <사랑의 은혜>라는 제목 으로 고쳐 엘가에게 선물한다. 이에 대한 보답 으로 엘가는 이 곡을 작곡하여 선물하며 청혼 을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향한 마음이 잘 어우 러진 산뜻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_김광희 기자
4월의 시 (이해인 수녀) 꽃무더기 세상을 삽니다.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세상은 오만가지 색색의 고운 꽃들이 자기가 제일인 양 활짝들 피었답니다. 정말 아름다운 봄날입니다. 새삼스레 두 눈으로 볼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고 고운 향기 느낄 수 있어 감격이며 꽃들 가득한 사월의 길목에 살고 있음이 감동입니다. 눈이 짓무르도록 이 봄을 느끼며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두발 부르트도록 꽃길 걸어볼랍니다 내일도 내 것이 아닌데 내년 봄은 너무 멀지요 오늘 이 봄을 사랑합니다. 오늘 곁에 있는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4월이 문을 엽니다. 꽃무더기, 아름다운, 감동, 사랑합니다… 이토 록 따스한 단어들이 많은데도, 어찌하여 나는 일상생활 속에서 부정적인 말들만 썼을까. 힘 들 줄만 알았지, 위로하고 행복할 줄은 몰랐던 것일까. 이해인 수녀의 <4월의 시>를 적으며, 오 늘은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봐야겠다. 아, 시집 속 책갈피는 곱디고운 꽃갈피로
_김가현 기자
4월 이야기 (이와이 슈운지 감독, 1998) “나는 그것을 사랑의 기적이라 부르고 싶다.” 짝사랑에 빠진 사람은 현실 위에 아름다운 색 깔을 덧칠한 채 살아간다. 그래서 아름답고 설 렌다. 영화 <4월 이야기>의 주인공은 대학 새내 기다. 처음이기 때문에 서투르고 두려운 도전 이 이어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영화를 보는 내 내 그 시기가 그립고 부러웠다. 다시 한 번 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봄이 왔다. 꽃 이 핀다. 간간이 내리는 비가 먼지투성이 세상 을 씻어낸다. 나만이 쓸 수 있는 ‘4월 이야기’가 시작됐다.
_홍정우 기자
SAKURA (이키모노가카리, 2006) 卒業のときが?て君はまちを出た (졸업의 시기가 오고, 당신은 곧 도시로 나갔죠) それぞれの道を選び ふたりは春を終えた (제각각의 길을 선택해 두 사람은 봄을 끝냈어요) さくら ひらひら 舞い降りて落ちて (벚꽃이 하늘하늘 춤추며 지고 있어요) 春のその向こうへと?き出す (봄의 건너편으로 걸어가요) 君と春に誓いしこの夢を? (당신과 그 봄에 맹세한 이 꿈을 강하게) 胸に抱いて さくら舞い散る (마음에 품어요. 벚꽃이 춤추듯 지고 있어요.) 일본가요 는 어딘지 모르게 서글프 다. 화사하게 폈다 금세 져버리는 청춘의 사랑 을 나타내고 있는 건 아닐까? 꽃의 화사함보다 는 서서히 지는 벚꽃의 허망함이 더 강하게 느 껴진다.
_고희권 기자
꽃 핀 복숭아 나무 (빈센트 반 고흐, 1888) 이 작품은 반 고흐가 죽기 2년 전에 완성한 작 품이다. 그래서인지 따뜻하면서도 처연한, 이 질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특히,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에 ‘아마 내가 그린 풍경화 중 가장 멋진 풍경화가 될 것 같아’고 적을 만큼 이 작품은 정교한 색채가 사랑스러운 작품이 다. 이제 막 수줍게 연분홍빛 꽃잎을 내비친 복 숭아나무와 싱그러운 하늘이 마치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 밝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_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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