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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면] 신입간호사는 무생물?에 대한 상세정보
[6면] 신입간호사는 무생물?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3.15

현직 간호사들 사이에서 쓰이는 태움이라는 은어가 있다. 태움은 간호사들 사이에 언어로 신입 간호사를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생겨난 용어이다. 대학 시절 때부터 이어져온 태움은 선배 간호사들은 신입 간호사에게 차트로 머리를 때리거나 부모 욕이나 인신공격을 하며 뺨과 배를 때리는 등 다소 폭력적인 행동들이 포함된다. 지인은 “1학년 때는 선배들의 군기에 조금 힘들지만 간호사의 꿈을 안고 견딜 수 있었는데 졸업이 다가오니 불안하다 자신의 아는 선배도 대학병원 실습 시절선배들의 태움에 견디다 못해 그만 두고 지금은 공무원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폭력적인 문화가 그냥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 배후에 열악한 인력난이 뒷받침돼있다. 해외 간호사의 경우 체계적으로 일이 분업되어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우 79개의 종합병원 중 36곳이 간호사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규 간호사는 혼자서 환자 5명을 돌봐야하며 신입 역량으론 채울 수 없기 때문에 선배 간호사가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배 간호사도 혼자 여러 환자를 돌봐야 하고 신입 간호사의 실수가 곧 자신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이렇게 예민할 수밖에 없다. 긴장을 조금만 늦춰도 환자의 생명이 걸려있는 문제기 때문에 선배와 후배 간에 엄격한 질서와 군기가 반드시 필요하다.하지만, 정당하지 않은 폭언은 오히려 열악한 인력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2005년에서 2006년 전남대 병원 간호사 2명이 잇달아 자살했다. 선배들의 태움으로 말 그대로 재가 돼버린 것이다.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들이 역설적이게 한 사람의 생명을 버렸다. 자신에게 신입간호사들은 생명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당한 일에 대한 꾸짖음과 교육이 아닌 일종의 왕따 놀이는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대물림이다. 인력난과 열악한 환경이지만 선배 간호사에게는 존경을 표하고 후배에게는 진심어린 비판이 필요할 때이다. 또 기존 간호사들, 앞으로 간호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번쯤 고개 숙이고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_ 김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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