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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열정과 영감 사이에 대한 상세정보
[11면] 열정과 영감 사이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4.05

한 달 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세상에서 외면당하고 마음 쉴 곳 없 는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인 영국의 밴드 을 다룬 이야기이다. 사실,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봤다.

이 영화가 나의 마음을 흔든 요소는 딱 하나. 퀸의 창작에 대한 태도다. 데뷔하기 전 돈을 모아 데 모 테이프를 녹음하면서 그들은 새로운 것을 찾아 수많은 실험과 도전을 했다. 밤새 새로운 소리 를 찾고 파고들더라. 그렇게 완성한 테이프가 주목을 받아 데뷔를 하게 되었고, 지금의 퀸이 탄생 했다. 유명해진 이후에도 네 명의 멤버는 기존의 음악에 새로운 장르를 섞고, 관객들과 같이 연 주하는 등 발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내부 분열이 생겼을 때도 새로운 음악적 아이디어 가 떠오르면 다시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영화 속 연출이 실제 퀸의 삶과 다르다고 해도 내가 주 목한 것은 퀸의 창작에 대한 열망뿐이었다 .

나는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만큼 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작활동에 익숙했었다. 글을 쓰면서 늘 새 로운 것을 찾곤 하는데, 요즘은 이상하게도 종이 위에 적어내는 모든 문장이 상투적이고 작위적 으로 느껴진다. 쓰고 지우는 것을 반복하기만 하는 날이 많아져간다 .

영화 속 퀸처럼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원하는 무엇인가에 대한 애정과 갈망이 있기 전에 는 불가능하며, 그 무게만큼 열정이 따라야 한다. 다른 일을 할 때에도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원하 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만 한다. 그것이 곧 애정과 갈망이고 열정과 끈기인 것이다. 열정이 있다면 노력은 자석처럼 따라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바람직한 형태의 창작이 나올 수 있다 .

어쨌든 나는 퀸의 열정이 훔치고 싶을 만큼 부러웠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책이 전공이 되 면서 점점 재미없고 힘들어졌다. 문학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글을 쓸 때 우울했고 이 사 실을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 글을 생각하는 내면의 변화를 느끼면서 많이 슬펐고 이 마음을 온전 히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자존심 상했다. 자연스레 내가 쓴 글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졌고 새로운 글을 쓰는 것이 두려울 정도였다.

비관적인 생각들 속에서 한참을 허우적대던 나에게 생각지도 못하게 용기를 준 것이 이 영화다. 그리고 이제 나는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대학에 다니는 지금이 가장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때라 는 것을 안다. 그 사실을 만끽하며 내 문장이 어떤 모양이든 글을 쓴다는 것에 기뻐하기로 했다. 그렇게 한다면, 이미 애정은 넘칠 만큼 있으니 열정이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믿는다.


김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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