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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20세기 ‘운동권’, 21세기는?에 대한 상세정보
[10면] 20세기 ‘운동권’, 21세기는?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3.15

우리대학의 2014학년도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선거가 오는 1114일 치러진다. 현재 학내는 총학생회 이하 단과대학 후보자들의 투표 독려 목소리로 쩌렁쩌렁하게 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울림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 것이 아쉽다. 우리대학은 올해도 단일후보로써 찬반투표로 선거가 진행된다. 3년째 단일 후보 형태로 선거가 진행되는 것은 분명 아쉬운 일이다. 경선이었다면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 벌여질 한판 승부에 학우들의 관심이 쏠려 좀 더 흥하는선거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올해 총학생회 후보가 나오지 않은 것보다는 단일후보라도 출마한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다른 대학은 후보로 내세울 인물이 없어 총학생회를 두고 존폐에 대한 이야기도 슬슬 나오고 있는데, 그에 비해 우리대학은 단일후보라도 출마를 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총학생회 이야기가 나오니 괜히 예전 총학생회는 어땠는지 궁금해진다. 현대를 벗어나 시대를 조금 돌려 1980년으로 가볼까 한다. 20세기 끝에 다다라 총학생회의 존재는 대학 본부를 뛰어넘어 국가적인 힘의 세력과 맞먹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우리들의 선배는 피를 흘려가며 독재정권과 맞섰고 때로는 국익이 아닌 사회를 보호하는 역할까지 겸해 국민적으로 총학생회의 입지와 세력을 넓혀갔다. 운동권의 시작과 끝은 모두 21세기에 들어서기 이전에 몰려 있었다. 국민은 힘을 잃어버린 언론과 국가에 휘둘리는 정치인들을 신뢰할 수 없었다. 이때 국민에게 실 날 같은 희망을 준 것이 바로 전국 대학에 자리하는 총학생회였다. 누구의 통솔도 받지 않고 진두에 나서 부패한 세력과 맞서는 총학생회. 국민은 그러한 총학생회의 모습에 희망을 걸고 그들을 응원했다. 우리대학 국어교육과 임성운 교수가 집필한 순천대학교 민주화 운동사를 읽어 보면 1981년부터 1995년까지 민주화 운동을 위해 노력한 총학생회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지방 국립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들의 선배는 지역주민의 안녕과 독재정치에 맞섰다. 특히 1987년도 언론의 원색보도에 대해 우리대학 총학생회는 KBS 공정보도 촉구대회를 추진했고, 1988년에는 향림대동제 기간에 평화대행진과 통일심포지엄을 열어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총학생회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왔다. 이 밖에도 민주화열사 항쟁운동을 벌여 민주화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려 목숨까지 걸었다. 현재의 8,000 학우보다 더 작았을 우리들의 선배들은 작지만 큰 한 걸음을 내딛으며 운동권의 꽃을 피어왔다. 아직 20세기가 끝나지 않을 무렵 당시. 전국의 총학생회와 우리 순천대학교 총학생회는 그랬다는 것이다.시대를 다시 돌려 2013. 사실 21세기 이전의 총학생회와 현재의 총학생회는 크게 다를 바 없다.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총학생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총학생회가 있어야 학우들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대로 총학생회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운동권으로 똘똘 뭉쳤던 지난 20세기 에너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총학생회 후보가 없어 총학생회가 사라지는 문제에 직면한 것을 보니 운동권의 에너지가 점차 수명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다. 물론 총학생회의 부흥을 위해 20세기처럼 다시 운동권세력을 키우라는 것이 아니다. 시대는 변했고, 사회단체도 많이 생겨나 더 이상 총학생회가 앞장서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물론, 총학생회가 나서 힘을 실어준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 전에 먼저 총학생회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지금의 총학생회는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고, 그 가치를 이어받아 후세대의 총학생회도 존재하게 할 수 있다.끝으로 우리대학 총학생회를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은 매년 새로운 후보 새로운 회장이 선출돼 명맥만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아니다. 국립 순천대학교 총학생회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야 가능하다


박철승_순천대신문사 43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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