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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순두부찌개 예찬론자 둘에 대한 상세정보
[15면] 순두부찌개 예찬론자 둘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4.05

순두부찌개를 아는가? 아무렴, 절대 모를 리가 없지. 특정 음식 알레르기나 심각한 편식쟁이가 아니고서야 안 먹어봤을 리도 없 다. 붉게 끓어오르는 국물, 채소면 채소, 해물이면 해물- 먹는 이 의 입맛 100% 맞춤 각종 토핑, 숟가락으로 곱게 흩뿌려지는 뽀 얀 두부, 거기에 탱글탱글한 노른자가 올라가면 그야말로 금상첨 화! 오늘 나는 이토록 사랑스럽고도 존엄한 음식, ‘순두부찌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눈치챘겠지만, 나는 순두부찌개를 좋아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정말 몹시 매우 엄청. 배가 고플 때 해장 후에나 A 혹은 B 두 음 식 중 골라야 할 때도 자주 찾는다. 대학 앞 어느 식당에서는 3년 내내 주야장천 순두부찌개만 주문해서 순두부 학생이란 별명을 얻었다. 하루는 순두부찌개로 나가는 돈이 의외로 상당하길래 좀 아껴보고자 인터넷을 참고하여 직접 만든 적도 있었다. 결과는, 남자친구가 웬 마파두부 맛이 난다고 해서 바로 때려치웠다. 그 렇다면 나는 도대체 언제부터, ! 이 음식에 올인하게 된 걸까?

시작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이사 온 집 근처에 엄 마 친구께서 운영하시는 깁밥천국이 있었다. 입시로 고민스러울 때마다 배라도 맛있는 거로 채우려고 항상 들렸고, 날 잘 아시는 엄마 친구는 2인분 같은 1인분 양에 큼직한 바지락을 펑펑 넣어 서 순두부찌개를 끓여주시곤 했다. 그날의 추억이 어여쁘게 자리 잡았던 걸까,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나의 음식 취향은 항상 올 곧았다. 고춧가루가 들어가 얼큰하면서도 따뜻하게 속을 데워주 는 한국인 종특전용 국물음식. 더불어 주재료인 순두부는 단백 질을 포함한 각종 무기질?섬유질?칼슘?아미노산을 효과적으로 보충해줘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며 워낙 부드러워 입 안이 헌 채 로 먹어도 부담이 전혀 없다. 이렇게 완벽한 음식을 싫어하는 것 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다만, 요즘 순두부찌개를 먹으면서 마음이 과히 좋지는 않다. ‘충 남 엑소로 불리며 차기 대선주자로 이름을 날렸으나 겉과 속이 달랐던 한 정치인도 똑같은 음식을 즐겼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 문이다. 러시아까지 가서 찾을 정도로 말이다. 결국 나와 그의 공 통 취향은 1심 무죄 판결을 받는데 첫 근거가 되었다. 한 인터뷰 에서 인기 개그맨을 안고 탁구 치고, 쌈까지 싸서 먹여주며 자기 뜻을 피력했던 그의 노력이 생각난다. 그는 인터뷰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상형 월드컵에서 최종 이상형으로 아내를 선택했다. 그 리고는...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하하하! 그러게, 애초에 누군가의 권고대로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짓지 그랬나. 그 일이 적어도 지 금 상황보다는 백배 천배 나았을 것이다. 하하하!

이 글은 단순히 순두부찌개에 대한 나의 애정을 드러냄과 동시 에 그 음식이 좋지 못한 논란에 휘말린 것이 안타까움을 말하기 위해 작성했다. 사회면 기사 제목에 ??세 글자가 등장했 을 때는 적잖게 놀랐다. 어찌 됐든 나는 앞으로도 여전히 순두부 찌개를 좋아할 생각이다. 이렇게까지 한 음식을 진심으로 좋아하 고 질리지 않는 일은 결코 흔하지 않다. 물론, 지극히 Too much information이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제일 대한민국을 위하는 척하며 온갖 거짓말을 늘어뜨려 놓았던 ‘Mr. 지킬앤하이 드보다 훨씬 솔직한 이 나라의 국민들 그리고 역시 믿을 놈 하 나 없다며 배신당한 진보층 지지자들에게 순두부찌개가 더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_ 김가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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