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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면] 만 칠천 이백 팔십 분의 귀한 시간들에 대한 상세정보
[9면] 만 칠천 이백 팔십 분의 귀한 시간들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4.05

산하, 너 도전하는 거 잘하잖아! 그렇게 열정적이게 살아.’ 해외 봉사를 다녀온 후 가족과 함께 저녁 밥 먹으면 서 우리 엄마가 한 말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나에게 도전이라는 것은 큰 용기이다. 음식 배달 전화를 하는 것조차 두려웠던 나는 배달 전화 한 통에 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큰 마음먹고 한번 도전하면 그 다음엔 처 음의 반만큼만 마음먹어도 도전할 수 있었고, 그 이후로는 편안하 게 도전 할 수 있었다. 뭐든 처음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

자격증이나 대외활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해보고 싶은데 떨어 지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에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과 내가 감 당 못할 것 같아서 포기했던 일들을 큰마음 먹고 도전하다보니 별 거 아니네.’, ‘나도 할 수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신 감을 얻어 도전을 즐기는 내가 되었고, 2년 전부터 도전해보고 싶 었던 해외봉사를 2018년에 신청하게 되었다.


원하는 것을 이룬다는 건······.’

우리는 키르기스스탄의 작은 마을에 있는 베쉬게릭 학교에서 교 육봉사하게 되었다. 해외봉사 팀의 목적은 현지 아이들에게 다양 한 교육을 제공하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봉사단원들이 깨달음을 얻고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키르기스스 탄에서 교육봉사를 하는 기간은 키르기스스탄에 파견된 기간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베쉬게릭 학교 아이들과 함께하는 단 5일 을 위해 우리는 파견 전 한국에서 한 달 내내 학교로 모였다. 회의 하고, 연습하며 봉사준비 시간을 가졌고, 파견 후 현지에서도 일 정이 끝나면 밤마다 모여서 회의하였다.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은 보이는 결과물에 비해 엄청나고, 그래야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나는 이번 해외 봉사 준비과정을 통해 깨달았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떤 것 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수년의 준비과정과 수많은 노력을 쏟아야 만 이룰 수 있다. 매번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좋은 결과를 바 라는 어리석었던 과거의 내 자신이 떠올랐고, 앞으로는 내가 이루 고자 하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 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지 파견 후 5일 동안 교육봉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어떤 것 을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이루고자하는 간 절한 마음과 진심이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수 많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일에 대한 간절함과 진심이 우선시 되 어야한다. 우리 반 아이들을 만날 때 마다 하루하루 커진 내 마음 의 진심이 그리고 나를 향한 아이들의 진심이 마지막 수업시간인 마무리 교육 때 맞닿았다.


오랫동안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마무리교육에서는 아이들이 지금까지 배운 내용 중 생각나는 것 을 그려보거나,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조별로 큰 도화 지에 적게 했는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줘서 고마웠다. 여 러 조들의 작품을 보며 흐뭇해하던 중, 말썽쟁이 친구들이 모인 조의 도화지에 내 곁에 있어줘.’ 라고 한글로 적힌 문구를 보고 눈 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이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며 사랑을 더 많 이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고, 미안했다.

5일이라는 아이들과의 짧은 만남이 괜히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 어 놓는 건 아닐까, 우리가 떠난 뒤에 오는 큰 허전함에 상처받지 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만남에는 이별이 따르기에 아 이들이 이별 또한 인생의 디딤돌로 삼길 바라며 걱정을 뒤로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사랑을 주었다.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는 해외봉사 가서 얼마나 큰 걸 느끼고 오 겠어? 그냥 좋은 경험 하고 오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게 아니었다. 같은 반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함께했던 5일 동안의 소중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나는 평생 잊지 못 할 추억과 아이들 의 사랑을 얻었다.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건넨 조그 마한 나비의 날갯짓이 먼 훗날 허리케인이 되어 더 큰 세상으로 뻗어 나가길 소망한다.


코키리! 짝짝짝

12일간의 모든 시간이 더욱 소중해진 것은 함께한 해외봉사단원 들 덕분이다. 한 달 동안 교육봉사 준비, 문화교류 준비 등 쏟아 지는 많은 일들을 단원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즐겁게 해낼 수 있 었다. 그리고 낯선 땅 키르기스스탄에서 성공적으로 봉사를 해낼 수 있었던 것 또한 단원들과 함께였기 때문이다. 나는 이 팀에 도 움이 되고 싶어 조금 더 욕심을 부렸고, 내가 부린 욕심이 과해서 힘들다고 투정도 부렸다. 그래도 팀원들은 나를 위로해주고 존중해주었다.

언제나 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던 나는 이 팀에서 내가 아닌 타인을 배웠다. 이 팀에서 협력을 배웠고, 서로 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고, 나보다 옆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 한 마음을 배웠다. 나에게 큰 가르침을 준 코키리 팀은 내 소중한 보물이 되었고, 이 소중한 인연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라며 모 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너무 수고했다고 박수를 보낸다.


농업교육과 김산하 학우(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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