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지브리스튜디오를 아시나요?에 대한 상세정보
지브리스튜디오를 아시나요?
작성자 언론사 등록일 2023.04.06

귀를 기울이면 [耳をすませば, 콘도 요시후미 1995]

당신의 마음 속 꿈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귀를 기울이면은 판타지 장르를 주로 다루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 중 거의 유일하게 현실성 있는 스토리의 영화이다. 80년대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영화 빨간머리 앤을 제작한 콘도 요 시후미 감독의 유작으로, 1995년 일본에서 최초 발표됐으며 국내 에는 2007년에 개봉되었다. 수채와 같은 예쁜 그림체와 히사이시 조 음악 감독의 아름다운 음악이 만나 영화의 분위기를 훨씬 더 따뜻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영화를 보는 내내 두 눈과 귀를 행복하 게 만든다.

영화 속 주인공인 시즈쿠는 책을 매우 좋아하는 중학교 3학년인 소 녀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책과 함께 보내는 시즈쿠는 자신이 고른 책마다 대출카드에 세이지라는 이름이 가장 먼저 적혀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가 누군지 호기심을 갖게 된다. 평소같이 도서 관으로 향하던 길, 시즈쿠는 신비로운 고양이를 발견하고, 고양이 를 쫓던 중 우연히 한 골동품 가게를 발견하게 된다. 알고 보니 이 가게는 세이지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가게였고, 이는 세이지와의 연결고리가 된다. 동갑내기 친구이지만, 바이올린 제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홀로 노력해나가는 세이지의 모습을 시즈쿠는 대단하 다고 느끼며,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고민 끝에, 평소 책과 가사 쓰는 걸 좋아하는 자신의 재능 속 소설 작가라 는 꿈을 발견한 시즈쿠는 스스로의 능력을 실험하기 위하여 자신의 첫 소설을 쓰게 된다. 소설이 완성되기 까지 주변 이들의 걱정, 창작 의 고통 등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꿈에 대한 간절함으로 이를 극복 해내고 자신의 첫 소설을 무사히 완성해낸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꿈을 발견하고, 이를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길을 스 스로 개척해 나가는 시즈쿠와 세이지. 자신들의 꿈을 소중히 여기 고, 한 발자국 더 다가서기 위해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동시에 진정 들어야 할 내 마음 속 소리 는 듣지 못 한 채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안정적인 일만 찾는 내 자신 이 조금은 부끄럽게 느껴졌다. 한편으론 뚜렷한 재능을 갖고 자신 들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그들이 부럽게 느껴졌다. ‘하고 싶 은 일보다는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선택하는 요즘 시대 속, 어쩌면 꿈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이루어 질 수 없는 공상(空想)으로 느껴 질 때가 있었다. 안정적인 직장에 자리 잡는 것에 급급해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자기 자신의 목소리와 계속해서 타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프게 느껴졌다.

사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같이 신 비로운 스토리와 웅장하고 아름다운 그림체가 돋보이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이 작품은 조금은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음미해보면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소중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안의 원석을 찾아내서 오랜 시간 동안 다듬는 거란다] 영화 속 골동품 가게 주인인 니시 할아버지의 대사이다. 원석은 누구에 게나 주어졌다. 다만 이것을 발견하고, 다듬어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온전히 원석의 주인인 자신의 몫이다. 우리는 과 연 어떤 원석을 발견했으며, 어떤 모양으로 빛깔로 다듬어 가고 있 을까. 현실에 갇혀 그 원석의 존재 자체를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 진 않는가.


_이혜원 기자

첨부파일
맨위로 가기